Carl Gustav Jung
Carl Jung 칼융의 내향적 사고
1. 내향적 사고(Ti)의 특징
1. 내향적 사고의 기본 특성
앞서 외향적 사고를 설명하면서 내향적 사고의 특징을 간단히 다룬 바 있으니, 독자들은 그 부분을 다시 읽어보기 바란다. 내향적 사고는 일차적으로 주관적 요인에 초점을 맞춘다. 주관적 요인의 핵심은 주관적 방향성이 궁극적으로 판단을 결정한다는 점이며, 이는 때로 하나의 완결된 이미지로서 판단 기준이 된다. 내향적 사고는 구체적이거나 추상적인 대상을 모두 다룰 수 있지만,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는 언제나 주관적으로 주어진 것에 기반을 둔다. 즉, 구체적 경험을 하더라도 객관적 결론이 아닌 주관적 해석으로 향한다.
2. 주관성과 사실의 관계
내향적인 사람은 표면적으로는 외부 세계에 큰 관심을 보이지만, 실제로는 외적 사실이 그들의 사고를 이끌지 않는다. 현실적 사실을 깊이 탐구할 때도 내향적 사고는 주체에서 출발하여 다시 주체로 돌아온다. 이러한 사고는 새로운 견해를 제시하는 데는 적극적이나, 새로운 사실을 전달하는 데는 소극적이라는 점에서 간접적 가치를 지닌다. 이는 문제를 제기하고 이론을 만들어내며 새로운 관점과 통찰을 제시하지만, 사실 그 자체는 깊이 다루지 않는다.
사실은 단지 예시의 역할만 할 뿐 주도적 위치를 차지해서는 안 된다. 사실을 수집하는 것 역시 예시를 들기 위한 것이지, 사실 자체를 위한 것이 아니다. 만약 사실 자체를 위해 사실을 수집한다면, 이는 단순히 외향적 성향을 따르는 것에 불과하다. 내향적 사고에서 사실은 부차적 의미만을 지닌다. 주된 가치는 주관적 이념, 즉 내면의 어둠 속에 존재하는 원초적 상징적 이미지를 발전시키고 제시하는 데 있다.
따라서 내향적 사고는 구체적 사실의 단순한 재구성보다는 내면의 어두운 심상을 빛나는 이념으로 승화시키는 데 중점을 둔다. 이러한 사고는 사실을 추구하면서도, 외적 사실들이 자신의 이념적 틀 안에서 어떻게 조화를 이루는지 관찰한다. 이 사고의 창조성은 외적 사실 자체가 아닌, 그 사실들을 가장 적절하게 추상화한 이념을 도출하는 데서 나타난다. 내향적 사고는 이렇게 창조된 이념이 외적 사실들로부터 자연스럽게 이끌어진 결론처럼 보이고, 동시에 그 사실들을 통해 타당성이 입증될 때 비로소 그 과제를 완수한다.
3. 내향적 사고의 한계와 위험성
외향적 사고가 구체적 사실에서 견실한 경험 개념을 도출하거나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는 데 늘 성공하지는 못하듯이, 내향적 사고도 초기의 심상을 사실에 부합하는 이념으로 완벽히 전환하지는 못한다.
외향적 사고가 순수한 경험적 사실을 무분별하게 축적함으로써 사고를 위축시키고 의미를 질식시키듯이, 내향적 사고도 이와 유사한 위험성을 지닌다.
즉, 사실들을 자신의 이미지 틀에 억지로 맞추거나 환상 속 이미지를 설명하기 위해 사실을 아예 무시해버리는 것이다. 이때 제시되는 이념은 어두운 원형적 이미지에서 비롯된다. 사람들은 이러한 이념이 지닌 신화적 특성을 ‘기발하다’고 호평하거나 ‘변덕스럽다’고 비판한다. 이는 신화적 모티프에 익숙하지 않은 전문가들이 이러한 원형적 성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념의 주관적 설득력은 매우 강하며, 외적 사실과의 접촉이 줄어들수록 더욱 강해진다. 이념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가진 소수의 사실만으로도 그 이념의 신뢰성과 타당성이 입증된다고 믿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이념의 설득력은 그 이념이 지닌 무의식적 원형에서 비롯되는데, 바로 이 원형이야말로 보편타당하고 영원한 진리이다.
하지만 이러한 진리는 지나치게 보편적이고 상징적으로 표현되기 때문에, 실제 삶에서 가치를 지니려면 현재 통용되는 인식의 틀 안에서 이해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어떤 인과관계가 실제 원인과 결과로 어디에서도 입증되지 않는다면,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4. 내향적 사고의 극단적 결과
내향적 사고는 주관적 요인의 무한한 진리 속으로 함몰되어 간다. 이는 이론을 위한 이론을 만들어내며, 현실적 사실과 가능성을 고려하면서도 추상적 개념들을 단순한 비유로 환원하려는 뚜렷한 경향을 보인다.
이로 인해 수많은 가능성이 제시되지만 이들은 실현되지 못하고, 결국 만들어진 심상들은 외적 현실과 괴리된 채 불가지론적 상징으로만 남게 된다.
<불가지론적(agnostic): 외적 현실이나 객관적 사실로는 증명하거나 알 수 없는 성질을 지닌. 내향적 사고에서 주관적 심상이 현실과 분리되어 검증 불가능한 상태가 될 때를 설명하는 용어.>
이로써 이 사고는 신비주의적 성격을 띠게 되어, 객관적 사실의 틀에만 갇힌 사고만큼이나 비생산적이 된다. 외향적 사고가 사실에 기반한 상상의 차원으로 하강하는 것처럼, 내향적 사고는 모든 비유를 초월하여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영역으로 도피한다.
사실에 기반한 상상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진실이다. 객관적 사실들이 스스로를 입증하며 주관적 요소가 개입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상상할 수 없는 것에 대한 상상은 주관적으로 즉각적인 설득력을 가지며,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입증된다.
전자는 ‘존재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Est, ergo est)’라고 말하고, 후자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생각한다(Cogito, ergo cogito)’라고 말한다(데카르트의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 Cogito, ergo sum’를 원용한 말—역주)
극단적 내향적 사고는 자신의 존재에 대한 명증성에 이르는 반면, 외향적 사고는 객관적 사실과의 완전한 일치를 추구한다. 외향적 사고가 객체와의 완전한 동화를 통해 자신을 부정하듯이, 내향적 사고는 모든 내용을 초월하여 순수한 존재 자체에 만족한다.
결과적으로, 두 사고 유형 모두에서 삶의 발전 방향은 사고 기능을 넘어서서 지금까지 상대적으로 무의식 상태에 머물러 있던 다른 심리적 기능들을 향하게 된다.
5. 심리적 기능의 전환과 그 영향
내향적 사고에서 객관적 사실의 결핍은 풍부한 의식적 사실들로 채워진다. 사고 기능을 지닌 의식이 더욱 작고 비어있으면서도 신성으로 가득 찬 원으로 제한될수록, 무의식적 환상은 원시적 형태의 사실들과 마술적이고 비합리적인 악령들로 가득 차게 된다. 이러한 환상들은 어떤 기능이 삶의 주도권을 잡아 사고 기능을 대체하느냐에 따라 각각의 독특한 성질을 띠게 된다.
직관 기능이 작용하면 ‘다른 쪽’을 쿠빈(1877~1959. 오스트리아 작가 및 삽화가로 기괴하고 환상적인 세계를 그렸음—역주)이나 마이링크(1868~1932. 낭만적·공상적 소설들을 쓴 오스트리아 작가—역주) 같은 사람들의 시각으로 바라보게 된다.
감정 기능이 작용하면 모순되고 이해하기 힘든 환상적 감정 관계와 판단들이 나타난다.
감각 기능이 작용하면 자신의 몸 안팎에서 전에 없던 새로운 감각들을 발견하게 된다. 이러한 변화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원시적 심리의 모든 특징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6. 무의식과 경험의 관계
경험되는 것은 원시적이면서도 상징적이다. 더욱 오래되고 근원적으로 보일수록 영원한 진리의 성격을 띠게 되는데, 이는 우리 무의식에 담긴 모든 옛것이 미래를 암시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다른 쪽’으로 넘어가는 것조차 이루어지지 않으며, 무의식을 통한 구원은 더욱 어렵다.
의식이 자아를 무의식적 사실과 무의식적 객체가 지닌 제약된 현실로부터 보호하려 저항하기 때문에, ‘넘어감’은 대개 방해받는다. 이는 일종의 해리 현상으로, 다시 말해 내적 소진과 심화된 정신적 피로를 특징으로 하는 신경증적 정신쇠약 상태이다.

2. 내향적 사고형(I_TP)
1. 사고 유형의 두 가지 방향: 객관과 주관의 길
다윈이 정상적인 외향적 사고형을 대표한다면, 칸트는 정상적인 내향적 사고형을 대표한다. 전자는 사실을 통해 말하고, 후자는 주관적 요인에 근거를 둔다. 다윈이 객관적 사실의 넓은 들판으로 나아가는 반면, 칸트는 인식 자체를 비판하는 데 집중한다. 퀴비에(19세기 프랑스 동물학자—역주)와 니체를 비교하면 외향적 사고형과 내향적 사고형의 차이가 더욱 분명해진다. 내향적 사고형의 주된 특징은 앞서 설명한 사고가 우위를 차지한다는 점이다.
그는 외향적 사고형처럼 이념의 영향을 크게 받지만, 그의 이념은 객관적 현실이 아닌 주관적 토대에서 비롯된다. 외향적인 사람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이념을 추구하지만, 그 방향은 정반대다. 밖이 아닌 안으로, 넓이가 아닌 깊이를 추구한다. 이러한 근본적 차이로 인해 그는 외향적 사고형과 명확히 구분된다. 외향적 사고형의 특징인 객체에 대한 집중은 내향적 사고형에게서 거의 찾아볼 수 없으며, 이는 사고형뿐 아니라 모든 내향적 유형에 해당한다.
2. 내향적 사고형의 기본 특성(객체와의 관계)
객체가 사람일 경우, 그 사람은 내향적 사고형이 자신을 부정적으로만 바라본다고 느낀다. 경미한 경우에는 자신이 쓸모없다고 여기고, 심각한 경우에는 자신이 방해물이 되어 거부당한다고 느낀다. 객체에 대한 이러한 부정적 관계, 무관심이나 거부는 모든 내향형의 특징이며, 이로 인해 이 유형을 설명하기가 매우 어려워진다. 모든 것이 그의 내면으로 사라지고 숨는 경향이 있다. 그의 판단은 차갑고 완고하며 자의적이고 냉혹하다고 여겨지는데, 이는 객체가 아닌 주체를 중심에 두기 때문이다.
그의 판단에서는 객체에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하려는 의도가 전혀 보이지 않으며, 오직 주체의 우월성만이 두드러진다. 그는 예절 바르고 친절할 수 있지만, 그 이면에는 일종의 불안이라는 미묘한 여운이 깃들어 있다. 이 불안감은 종종 예절과 친절의 이면에 숨겨진 진정한 의도를 드러내는데, 이는 바로 ‘적의 무장해제’이다. 잠재적 위협 요소인 ‘적’을 안심시키거나 진정시켜야 한다고 여기는 것이다. 실제로는 적대적 관계가 아님에도, 예민한 상대방이라면 자신이 배제되거나 심지어 평가절하된다고 느낄 수 있다.
객체는 언제나 어느 정도 소홀히 취급되며, 심한 경우에는 부당하게 경계의 대상이 된다. 이러한 태도로 인해 이 유형은 오해의 구름 속으로 기꺼이 숨어든다. 자신의 열등한 기능들을 동원하여 세련된 모습의—진정한 본질과는 극히 대조되는—가면을 쓰려는 보상적 노력을 할수록 이 구름은 더욱 짙어진다.
3. 이념 세계와 현실 사이의 갈등
내향적 사고형은 이념 세계를 구축할 때 어떤 대담한 모험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위험하거나 혁명적이거나 이단적인 생각, 심지어 타인의 감정을 상하게 할 수 있는 생각까지도 기꺼이 받아들인다. 하지만 이러한 관념적 모험을 외적 현실로 구현해야 할 때는 극도의 불안에 사로잡힌다. 그는 자신의 성향과 맞지 않는 생각들을 만들어내면서도 이를 제대로 돌보지 않고 방치한다. 단지 그 생각들이 스스로 발전하지 않을 때 화를 내는 것에 그칠 뿐이다.
이는 대부분 실제적 능력이 부족하거나 자신을 드러내기를 꺼리기 때문이다. 자신이 만들어낸 것이 주관적으로 옳고 진실하다고 확신하면, 그것을 절대적 진리로 여기며 다른 이들도 당연히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는 자신의 창작물을 위해 타인, 특히 영향력 있는 사람을 찾아가 설득하려 하지 않으며, 설령 그런 시도를 하더라도 너무 서툴러서 의도와는 정반대의 결과를 초래하고 만다.
그는 자신의 분야에서 경쟁자들과 주로 부정적인 관계를 맺게 되는데, 이는 그들의 호의를 얻는 방법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때로는 경쟁자들이 자신에게 얼마나 무가치한 존재인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기까지 한다. 반면 자신의 이념을 추구할 때는 끈질기고 고집스러우며 독립적이다.
하지만 이와 역설적으로 대조되는 것은 그가 개인들의 영향력에 쉽게 휘둘린다는 점(피암시성)이다. 어떤 대상이 표면적으로 위협적이지 않다고 판단되면, 그의 열등한 기능들은 쉽게 영향을 받게 된다. 이러한 영향은 무의식적 차원에서 그를 지배하며, 자신의 이념 추구에 방해가 되지 않는 한 그는 이러한 열등한 요소들이 자신을 모욕적인 수준으로 이용하도록 방치한다.
그는 자신의 등 뒤에서 일어나는 실질적 손실과 피해를 알아채지 못한다. 이는 객체와의 관계를 부차적으로 여기고 자신의 산물에 대한 객관적 평가에 무관심하기 때문이다. 문제를 머릿속에서 지나치게 분석하다 보면 오히려 상황이 더욱 복잡해져서, 결국 온갖 잠재적 위험에 사로잡히고 만다. 그의 사고는 내적으로는 명확하지만, 그 생각들이 현실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며 어떻게 적용되는지는 그에게 모호하기만 하다.
자신에게 명백한 것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의 표현방식은 의심과 불확실성 때문에 부연설명과 단서 조항, 조심스러운 말투로 복잡해진다. 이로 인해 일을 쉽게 마무리하지 못한다. 그는 점차 과묵해지며,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인간의 어리석음을 입증하는 사례를 수집하는 데 몰두한다.
자신을 이해하는 사람을 우연히 만나면 경솔한 자기 과신에 빠진다. 그는 자신의 판단력 부족으로 인해 야심 찬 여성들에게 이용당하거나, 사람들과 거리를 두는 어린아이 같은 성향의 독신자가 되곤 한다. 그의 외부적 언행은 서툴며, 타인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여 조심스러우면서도, 어린아이처럼 순진하여 놀라울 정도로 격의 없는 모습을 보인다.
그는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심각한 갈등을 겪지만 이를 해결할 줄 모른다. 결국 분노에 휩싸여 비생산적이고 신랄한 논쟁만을 되풀이한다. 많은 이에게 냉정하고 권위적인 사람으로 비치지만, 깊이 알게 될수록 그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으로 바뀐다. 특히 가까운 이들은 그의 깊은 정을 이해하고 진심으로 인정한다.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뻣뻣하고 접근하기 어려우며 교만해 보이는데, 이는 사회를 바라보는 그의 부정적 시각과 불만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는 교사로서의 영향력이 제한적인데, 이는 학생들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데서 비롯된다. 이론적 문제를 탐구하는 것은 즐기지만 실제 교육 현장에는 관심이 부족하여 교사로서 적합하지 않다. 교육 자료를 분석하고 설명하는 것만으로는 진정한 만족을 얻지 못하기 때문이다.
4. 유형적 태도의 강화와 그 영향
이 유형적 태도가 심화될수록 신념은 더욱 경직되고 완고해진다. 타인의 의견을 경청하지 않게 되며, 낯선 이들에게는 반감을 키우고 가까운 이들에게는 지나치게 의존적이 된다. 그의 언어는 점차 개인적이고 독선적으로 변하는데, 깊이 있는 사상을 지니고 있음에도 이를 표현하는 능력이 부족하다. 이러한 표현력의 결핍은 감정적이고 예민한 반응으로 대체된다. 외부의 영향력은 강하게 거부하면서도 내면의 무의식적 영향에는 쉽게 사로잡히며, 이에 대한 방어 기제로 타인이 보기에는 불필요한 반박 증거들을 수집하게 된다.
객체와의 관계가 약해지면서 의식이 주관화되어, 결국 자기 자신과 가장 밀접하게 연관된 것만이 그에게 의미를 갖게 된다. 이로 인해 그는 자신의 주관적 진실과 자신을 동일시하기 시작한다. 다른 이들에게 자신의 신념을 강요하지는 않으나, 정당한 비판조차도 인신공격으로 받아들여 격분한다. 이러한 태도는 그를 모든 면에서 점차 고립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처음에는 생산적이었던 그의 이념들은 점차 분노에 물들어 파괴적인 성격으로 변모한다. 외부와의 고립이 깊어질수록 무의식적 영향과의 투쟁도 더욱 격렬해지며, 이는 결국 그의 정신을 마비시킨다. 혼자 있으면 이러한 무의식적 영향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을 것 같지만, 오히려 내적 갈등만 심화되어 그를 더욱 지치게 만든다.
5. 내향적 사고의 발전과 한계
내향적 유형의 사고는 이념을 발전시키는 데 긍정적이고 통합적인 특성을 보인다. 이러한 이념들은 점차 원초적 원형이 지닌 영원한 타당성에 가까워진다. 하지만 객관적 경험과의 연결이 약해지면, 이념들은 신화적 성격을 띠게 되어 현실과 괴리된다. 이러한 사고가 동시대인들에게 가치를 인정받는 것은 오직 당대의 알려진 사실들과 명확하고 이해 가능한 관계를 유지할 때뿐이다.
그러나 사고가 신화적 성격을 띠게 되면, 시대와 단절되고 자기 내면으로 함몰된다. 감정, 직관, 감각과 같은 덜 의식적인 기능들은 이러한 사고와 대립하는데, 이들은 상대적으로 열등하고 원시적이며 외향적 특성을 보인다. 그 결과 내향적 사고형은 이러한 외부 영향력에 지배되어 고통을 겪게 된다. 이들이 자신을 보호하고자 쌓는 방어벽은 이미 잘 알려진 현상이므로 여기서는 자세히 다루지 않겠다. 이러한 방어 기제는 모두 ‘마술적’ 영향력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며, 여성에 대한 공포도 같은 맥락에서 발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