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l Gustav Jung

Carl Jung 칼융의 외향형

외향형의 태도 1. 의식

 

1. 외향형의 기본 태도와 특징

누구나 외부 세계의 자극에 반응하지만, 그 반응의 강도는 사람마다 다르다.예를 들어, 한 사람은 추위를 느끼면 즉시 스웨터를 입지만, 다른 사람은 자기 단련을 위해 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또한 한 사람은 대중의 찬사를 받는다는 이유로 테너 가수를 좋아하는 반면, 다른 사람은 대중의 인정이 반드시 진정한 가치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보아 그를 좋아하지 않는다.

한 사람은 과거 경험에 비추어 다른 선택이 불가능하다고 보아 주어진 상황에 순응하지만, 다른 사람은 천 번의 실패 후에도 다음은 다를 수 있다고 믿는다.  

즉, 전자는 외부 현실에 따라 행동하고, 후자는 자신의 관점을 개입시킨다.  객관적 상황에 따라 주요 결정을 내리는 성향이 외향적 태도이며, 이러한 태도가 습관화된 사람이 외향형이다.

2. 외향형의 일반적 특징

외향형의 의식은 외부를 향해 있는데, 이는 중요한 결정 요인들이 외부에서 온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본 태도에서 그들의 모든 심리적 특성이 비롯된다.

이들은 객관적 사건과 환경에 주목하며, 행동 역시 외부 영향력에 따른다. 행동은 항상 현실적 맥락 안에서 이루어지며 객관적 조건을 벗어나려 하지 않는다. 객관적 현실이 끊임없는 자극을 제공하므로 다른 것을 찾을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그들의 도덕적 행동 기준은 사회적 요구나 보편적 도덕관과 일치한다. 보편적 가치관이 변하면, 전반적인 심리적 태도는 유지하면서도 개인의 도덕적 기준이 그에 따라 조정된다.

3. 외향형의 순응과 적응의 문제

외향형은 환경에 대한 단순한 순응을 완전한 적응으로 여긴다.  하지만 더 넓은 관점에서 보면 객관적 조건이 항상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특정 시대나 지역의 객관적 조건들이 비정상적일 수 있다. 

개인이 이러한 조건에 순응하면 환경의 비정상성을 따르게 되며, 보편적 삶의 법칙에서 볼 때 전체적으로 비정상적 상황에 놓이게 된다. 개인은 이런 방식으로 살아갈 수는 있지만, 보편적 삶의 법칙을 거스르는 대가로 결국 주변 환경과 함께 무너질 수 있다. 이는 순응일 뿐 진정한 적응이 아니다.

진정한 적응은 지역적, 시대적 조건을 넘어서는 보편적 법칙들을 고려할 것을 요구한다. 단순한 순응은 정상적 외향형의 한계점이다. 외향형이 ‘정상적’이라고 불리는 것은 주어진 조건들에 큰 마찰 없이 순응하고 객관적 가능성들을 실현하려 하며 그 이상을 요구하지 않기 때문이다.

4. 외향형의 심리적 취약성과 건강

그러나 이러한 ‘정상성’은 개인의 내적 욕구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는다는 문제를 낳는다. 이것이 외향형의 주된 약점이다. 외부에만 주의를 기울이다 보니, 가장 기본적인 주관적 요소인 신체 건강마저도 너무 ‘비객관적’이고 ‘비외향적’이라 여겨져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다. 그 결과 기본적인 신체적 욕구조차 충족되지 못한다.

이로 인해 신체와 정신 모두가 고통받게 된다. 외향적인 사람은 보통 이를 잘 인식하지 못하지만, 가족들은 오히려 더 분명하게 알아챈다. 본인이 불균형을 느끼는 때는 이미 병적인 신체 증상이 나타난 후다. 지나친 외향성은 개인을 외부 요구에 완전히 희생시킬 정도로 자신에게 가혹할 수 있다. 늘어나는 주문과 기회를 충족하기 위해 끊임없이 사업을 확장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외향적인 사람이 직면하는 가장 큰 위험은 외부 대상에 함몰되어 자아를 완전히 상실하는 것이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기능적(신경성) 또는 실제적 신체 장애는 보상적(補償的) 의미를 지닌다. 즉, 개인이 원치 않더라도 스스로를 제약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 기능적 증상의 경우, 그 특성을 통해 심리적 상태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5. 외향형의 신경증적 표현 – 히스테리

지나친 에너지 소진으로 갑자기 목소리를 잃은 가수의 사례나, 급격한 신분 상승 후 고산병을 겪는 경우, 또는 불안정한 관계로 인한 연하장애(음식물을 삼키는 데 어려움을 겪는 증상), 과도한 사업 확장으로 인한 알코올 중독 등이 대표적 사례이다.

히스테리는 타인과의 과도한 관계 형성과 모방적 순응, 그리고 지속적인 관심 추구가 특징이다. 여기에는 타인의 영향을 쉽게 받는 피암시성이 동반되며, 과장된 이야기나 거짓말로 이어질 수 있다.

히스테리는 정상적 외향성이 과장된 것으로, 무의식의 보상 작용으로 인해 신체 장애나 병적 환상 활동과 같은 내향적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외향형

외향형의 태도 2. 무의식

 

1. 무의식의 보상적 특성

‘무의식의 태도’는 의식에 대해 보상적 관계를 가진다. 즉, 의식처럼 무의식에도 고유한 태도가 존재한다.

외향형은 외부세계의 객체에 자신을 동화시키려 하기에 주관적 요인은 억압된다. 이러한 억압에 대한 보상으로 무의식은 자아중심적 경향을 나타낸다.

2. 무의식의 내향적 성질

무의식의 태도의식의 외향적 태도를 보완하기 위해 내향성을 띠며, 억압된 욕구요구에너지집중한다. 객관적 조건을 따르다 보면 주체의 여러 충동과 욕구가 억압되고 에너지를 빼앗긴다. 인간은 기계가 아닌 역사적 존재이므로, 과거와 현재의 조화가 필요하다.

3. 무의식의 퇴행적 특성

따라서 객체에 완전히 동화되면 억압된 요소들이 저항한다. 이것이 외향형의 무의식이 원시적, 유아적, 이기적 성격을 띠는 이유다. 프로이트의 ‘무의식은 오직 원할 뿐이다’라는 말이 이를 설명한다.

4. 본능과 무의식의 지속성

의식이 본능을 통제하려 해도, 본능은 생물학적 구조의 에너지 표현이므로 쉽게 변하지 않는다. 억제된 욕구는 무의식 속에서도 그 영향력을 유지한다. 의식이 외향적일수록 무의식은 더욱 원시적이고 이기적인 성향을 띠는데, 이는 의식되지 않고 관찰되지도 않는다.

5. 무의식의 병리적 표현

의식의 외향적 태도가 과장되면 무의식이 증상으로 표출된다. 무의식이 보상 기능을 잃고 의식에 저항하면서 붕괴가 일어난다. 이때 객관적 목표는 주관적 욕구로 왜곡되어 실패로 이어진다. 

한 인쇄소 사장의 경우, 사업에만 몰두하다가 무의식 속 예술적 욕구가 깨어나 ‘예술적 인쇄’를 추구하다 파산했다. 이는 사회적 이상에 지나치게 순응하다 주관성에 함몰된 결과다.

6. 신경증과 무의식

신경증은 무의식적 반작용이 의식 활동을 마비시킬 때 발생한다. 무의식이 의식을 지배하여 분열을 일으키면 개인은 비현실적 욕구에 사로잡혀 방향성을 상실한다. 

억압된 원시적 욕구는 중독이나 자살과 같은 파괴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의식의 부정이 강해질수록 무의식은 더욱 파괴적인 양상을 띤다. 무의식이 현대의 문화적 수준과 괴리될 때 의식과의 갈등이 발생한다.

7. 무의식과 균형

무의식은 의식을 보완하여 심리적 균형을 이룬다. 건강한 외향형도 내향성을 지니고 있다. 주요 기능이 외향적이며 부차적 기능이 내향적일 때 외향형으로 분류된다.  

주요 기능은 의식적 영역에, 부차적 기능은 무의식적 영역에 속한다.  주요 기능은 의식적 인격을 대표하고, 부차적 기능은 자연적 성향을 나타낸다.  부차적 기능 역시 부분적으로 의식화될 수 있다. 

예로 외향적 감정형의 무례한 판단은 미분화된 사고 기능의 결과다.

8. 기능과 의식의 관계

외향적 태도의 부차적 기능자아중심적이며 무의식과 밀접한 관련을 가진다. 무의식은 의식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쳐 둘 사이의 경계가 모호해진다.이는 특히 자기표현이 풍부한 사람에게서 뚜렷이 나타난다. 

판단형의식, 지각형무의식을 더 잘 인식한다. 판단은 동기, 지각 행동을 주로 살핀다. 분화된 기능은 정상적 특성을 보이나, 미분화된 기능은 원시적 성격을 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