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l Gustav Jung

Carl Jung 칼융의 외향 판단

1. 외향 판단(E_TJ/FJ)의 특성

1. 외향판단 – 합리적유형의 정의와 특성

 
내가 두 유형—외향적 사고형과 외향적 감정형—을 ‘합리적‘ 또는 ‘판단적‘ 유형이라 부르는 것은 이들에게 합리적 판단 기능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외향 판단의 두 유형의 핵심 특징은 그들의 삶이 주로 합리적 판단에 의해 지배된다는 점이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는 개인의 주관적 심리학적 관점과(당사자의 관점) 외부 관찰자의 관점을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관찰자가 현상을 단순히 직관적으로만 파악하고 판단한다면, 전혀 다른 결론에 이를 수 있다.
 
이 유형의 사람들은 이성적 판단과 함께 무의식적 비합리성의 영향도 크게 받는다. 따라서 개인의 내면을 보지 못하고 겉으로 드러나는 현상만을 관찰하는 사람은 그 사람의 의식적 의도나 합리적 동기보다는 비합리적인 무의식적 표현과 우연한 행동들에 더 강한 인상을 받게 된다.
 

2. 의식심리학적 접근의 필요성

 
그래서 나는 판단의 토대를 개인이 스스로 인식하는 심리의식—에 두었다. 무의식을 통해서도 이러한 심리를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으나, 관점에 따라 해석이 다양해져 심리적 사실들을 파악하기가 매우 어려워진다. 또한 오해의 가능성도 커지는데, 이러한 오해에서 비롯된 논의들은 대개 절망적이다. 이는 결국 서로가 서로를 진정으로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는 내가 개인의 의식—스스로 인식하는 주관적 심리—를 기초로 삼게 된 또 다른 이유다. 이러한 접근은 최소한 하나의 확실한 객관적 토대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반면 무의식을 기초로 심리학적 법칙을 찾으려 한다면, 이러한 객관적 토대가 완전히 사라진다. 개인은 자신의 무의식을 알지 못하므로 더 이상 말할 수 있는 것이 없게 되고, 결국 관찰자만이 판단을 내리며 자신의 개인적 심리학을 피관찰자에게 강요하게 된다.
 
프로이트와 아들러의 심리학이 이러한 접근의 대표적인 예다. 이런 방식에서는 관찰자가 개인을 자의적으로 해석하게 된다. 반면 피관찰자의 의식심리학을 기반으로 삼으면 이러한 문제를 피할 수 있다. 피관찰자만이 자신의 의식적 동기를 진정으로 알 수 있으므로, 주도권이 자연스럽게 피관찰자에게 넘어가기 때문이다.
 

3. 합리적 유형의 의식과 무의식

 
외향적 사고형과 외향적 감정형의 의식적 삶이 이성적이라는 것은 우연적이고 비합리적인 요소들이 의식에서 제외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성적 판단은 일종의 권력처럼 작용하여 현실의 무질서하고 우연한 사건들을 특정한 방식으로 통제하려 한다.
 
그 결과 삶의 가능성들 중에서 이성적인 선택만이 받아들여지고, 사건을 지각하는 정신 기능들—감각과 직관—의 자율성과 영향력이 크게 제한된다. 감각과 직관이 완전히 억제되지는 않으나, 이들의 결과물은 반드시 이성적 판단의 선별 과정을 거치게 된다.
 
행동의 동기를 결정하는 것은 감각의 절대적 강도가 아닌 판단이다. 이에 따라 지각 기능은 사고형에서는 감정이, 감정형에서는 사고가 겪는 것과 동일한 운명을 맞는다. 이들은 상대적으로 억압되어 덜 발달된 상태에 머무른다.
ESTJ/ENTJ 외향적 사고(외향 판단)
ESFJ/ENFJ 외향 판단

2. 외향 판단(E_TJ/FJ)의 무의식

1. 무의식의 영향과 결과

이로 인해 외향적 사고형과 외향적 감정형 – 외향 판단- 두 유형의 무의식에는 독특한 특징이 나타난다. 의식적이고 의도적인 행위를 할 때는 매우 이성적(그들의 기준에 따라)으로 행동하지만,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일들을 대할 때는 다른 모습을 보인다. 이때는 두 가지 미성숙한 특징이 나타나는데, 하나는 유아적-원시적 감각의 특성을, 다른 하나는 유아적-원시적 직관의 특성을 보인다.

이 유형의 사람들은 자신들의 관점에서 볼 때, 일상생활에서 마주치는 사건이나 경험이 비합리적으로 느껴진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성적으로 계획을 세워 행동하기보다는 일어나는 일들을 자연스럽게 겪으며 살아간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항상 이성적으로 행동하려는 이 유형의 사람들이 오히려 비이성적으로 보일 수 있다. 한 사람의 무의식이 의식보다 더 강렬한 인상을 주며, 실제 행동이 그가 주장하는 이성적 의도보다 더 깊은 의미를 지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두 유형의 합리성은 외부 세계를 중심으로 하며, 객관적 사실에 기반하여 판단하고 행동한다. 이들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정하거나 자신이 속한 사회나 집단에서 이성적이라고 여겨지는 것만을 합리적인 것으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이성적 판단에도 상당한 주관적, 개인적 측면이 존재한다. 외향적 사고형과 외향적 감정형은 이러한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생각과 감정을 억압하는데, 외부 대상의 의미가 클수록 이러한 억압은 더욱 강해진다. 이렇게 되면 개인의 독특한 생각과 판단력이 계속해서 억눌리게 되고, 한번 억눌린 후에는 무의식이 대신 그 사람의 행동을 지배하게 된다.

2. 무의식의 부정적 표출

이때 무의식은 매우 부정적인 특성을 띠게 되며 유아적이고 원시적인 욕구로 나타나는데, 주로 두 가지 형태를 보인다. 첫째, 원시적 감각들이 더해지면서 강박적인 감각 추구로 표출된다. 이는 강박적 향락 중독(알코올 중독 등)과 같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원시적 직관이 더해지면 당사자와 주변인들에게 직접적인 고통을 초래할 수 있다. 이들은 다른 사람들의 혐오스럽거나 고통스러운 면모, 적대적이고 추한 특성들을 지나치게 예민하게 감지하거나 추측하게 된다. 이러한 직관은 대체로 진실의 일부만을 담고 있어 악의적인 오해를 만들어내기 쉽고, 이로 인해 대인관계가 심각하게 손상될 수 있다.

의식이 저항하려 하지만, 무의식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의식의 이성적 통제력은 점차 약해진다. 그 결과, 감각적 자극의 강도와 무의식적 의미가 우연한 사건들에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어 이러한 우연성에 속박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결국, 사람들은 자신의 감각적 경험과 예측하지 못한 일들에 지나치게 영향을 받아 이러한 우연한 사건들의 포로가 되고 만다.

외향적 감정형(E_FJ)의 경우 
매우 사회적이고 타인의 감정을 중시하는 B씨의 경우 평소에는 사회적 규범과 타인의 기대에 맞춰 “적절한” 감정 표현을 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이렇게 자신의 진정한 감정을 지속적으로 억누르다 보면, 다음과 같은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 갑자기 특정 취미나 활동에 강박적으로 빠져듦
  •  다른 사람들의 부정적인 면을 지나치게 예민하게 감지하여 오해를 하게 됨 
  • 우연한 사건이나 경험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게 됨
예를 들어, 평소에는 모든 사람들과 조화롭게 지내려 노력하지만, 스트레스가 쌓이면 갑자기 쇼핑 중독에 빠지거나, 동료의 작은 표정 변화에서 적대감을 읽어내어 불필요한 갈등을 만들어낼 수 있다.
 
 
외향적 사고형(E_TJ)의 경우1
매우 이성적이고 계획적인 회사원 A씨는 평소에 논리적으로 일하며 감정에 휘둘리지 않으려 노력한다. 하지만 이렇게 감정과 직관을 지나치게 억누르다 보니, 다음과 같은 상황이 발생한다:
 
  • 퇴근 후 우연히 들른 식당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그 후로 그 음식에 지나치게 집착한다
  • 동료가 무심코 한 말에서 과도하게 부정적인 의미를 찾아내어 심각한 오해가 생긴다.
  • 우연히 좋은 일이 있었던 장소나 시간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여, 그곳이나 그 시간만을 고집한다.
외향적 사고형(E_TJ)의 경우
외향적 사고형의 무의식이 부정적으로 표출되는 경우는 다음과 같은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 강박적인 감각 추구: 평소에는 매우 논리적이고 이성적으로 행동하는 회사원이 스트레스가 쌓이면서 갑자기 도박에 빠지거나, 과도한 음주나 쇼핑 중독과 같은 충동적인 행동을 보이기 시작한다. 
  • 왜곡된 직관적 해석: 업무 미팅에서 동료의 표정이나 말투를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해석하여, 실제로는 없는 적대감이나 음모를 의심하게 된다. 이는 대인관계를 심각하게 해칠 수 있다. 
  • 통제력 상실: 평소의 이성적인 판단력이 약해지면서, 우연한 사건이나 경험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게 된다. 예를 들어, 특정 시간에 성공적인 발표를 했다고 해서 그 이후로는 그 시간에만 중요한 일을 하려고 고집하는 등의 행동을 보일 수 있다.